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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축, 부모·자식서 부부로(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

글과 생활

by artyou 2014. 12. 23.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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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의 축, 부모·자식서 부부로=영화나 연극 속 노부부의 사랑은 지고지순하다.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노부부는 서로 머리에 꽃을 꽂아 주고 물장난을 치는 등 알뜰살뜰 사랑을 나누며 76년 동안 해로한다.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의 남편은 아내 무덤을 시시때때로 찾아 사랑을 고백하고 고민을 털어놓으며 늙어간다. 재혼한 뒤에도 아내의 무덤 앞에서 “맛있는 거 먹을 때 니가 생각난다”고 말한다. ‘동치미’의 71세 남편 김만복은 아내가 세상을 떠나자 “아내에게 빨리 가겠다”며 물도 마시지 않고 버티다 아내의 삼우제를 치른 뒤 숨을 거둔다. ‘60대는 살갗만 닿아도, 70대는 존재 자체가 이혼 사유’라는 농담이 통할 만큼 위태로운 현실의 부부 모습과는 딴판이다.

 이 같은 부부애 콘텐트가 각광받는 데는 각박한 현실 속에 위로와 희망을 발견하게 하는 ‘신(新)판타지’ 효과도 작용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은 부부의 사랑을 구체화해 보여 준다는 게 관객들에게 큰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배우자가 얼마나 소중한 반려자인지를 되새기게 하면서 오래 함께 산 부부에게는 ‘우리에겐 이런 사랑이 있지’란 위로를 주고, 젊은 관객들에게는 ‘나이 들면 저런 사랑이 생기겠구나’란 희망을 주는 것이다.

 부부애의 부상은 가족 관계 변화를 반영하는 현상으로도 풀이된다. 이나미 심리분석연구원 원장은 “부부애가 강조되는 것은, 현대 가정의 축이 부모·자식에서 부부로 바뀌었다는 증거”라며 "끝까지 내 곁에 남아 있을 사람은 자식이 아니라 배우자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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