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4만3000명 조사… 단백질 거르느라 콩팥 무리
근육이 많을수록 건강하다는 게 통념이지만, 근육도 과유불급(過猶不及)임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 의공학과 윤형진 교수팀이 1995년 3월부터 2006년 5월까지 서울대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4만3503명을 1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근육량이 지나치게 많으면 콩팥에 무리가 가고, 이는 결국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두 단계에 걸쳐 조사를 진행했다. 먼저, 조사 대상자들을 근육량에 따라 네 그룹으로 나눈 뒤, 콩팥의 활동량을 나타내는 사구체 여과율(콩팥이 1분 간 걸러내는 혈액의 양)을 분석했다. 근육량은 LBM(제지방량, 체중에서 지방을 뺀 무게)을 기준으로 했으며, 가장 많은 그룹의 LBM은 남성 62.5㎏·여성 46.3㎏, 두 번째로 많은 그룹은 남성 55.8㎏·여성 41.5㎏, 그 다음은 남성 51.8㎏·여성 38.8㎏, 마지막은 남성 46.3㎏·여성 35㎏이었다. 분석 결과, 사구체 여과율이 정상 수준(80~120㎖/min)보다 높은 비율은 첫 번째 그룹 6.7%, 두 번째 그룹 5%, 세 번째와 네 번째 그룹은 각각 4.1%였다. 사구체 여과율이 높다는 것은 콩팥이 무리를 한다는 것으로, 이는 결국 콩팥 기능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박민선 교수는 "근육이 많으면 걸러내야 할 단백질이 많아 콩팥에 부담이 간다"고 말했다.
콩팥의 사구체 여과율에 따른 사망률을 비교한 결과, 사구체 여과율이 정상보다 높은 그룹이 정상 그룹에 비해 1.37배로 컸다.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1.66배였다. 박민선 교수는 "고단백 식사나 근력 운동을 과하게 해서 근육량이 많아지면, 심장·간 등에도 영향을 끼친다"며 "근육이 혈관을 눌러 심장에 부하가 걸리고, 단백질을 대사시키느라 간이 무리하게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제지방량은 남성은 체중의 80~85%, 여성은 75~80% 로 유지하는 게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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