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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모복 다나

등산장비및 용품

by artyou 2009. 2. 6.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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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우모

“무려 200여 한국 원정대가 우리 우모복 사용”
실버원정대 김성봉 대장 에베레트스 등정 때도 착용

다다나우모는 무려 30년 전부터 한국 등산꾼들의 겨울을 지켜온 토종 브랜드다. 오로지 우모복 외길을 걸어왔고, 세계적으로 쟁쟁한 명성의 아웃도어브랜드들이 물밀듯 유입된 이후로도 여전히 제몫을 지키고 있다. 매출액은 천억 원대의 대형 브랜드들에 비하면 눈물겨운 수준이지만, 우모 단일 제품의 매출만 따질 경우는 그런대로 어깨를 펼만하다고 우석훈 사장은 밝힌다.

요즈음 심한 불황이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겨울이 사라지지 않는 한 다나우모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30여 년 쌓아온 노하우, 가격, 주고객, 사업주의 의지 등으로 보아 그런 단정이 가능하다.


▲ 다나산업이 사용 중인 고급 다운볼.필파워가 약 750쯤 되는 것이라 한다./ 김성봉 대장이 에베레스트 등정 때 착용한 다나우모의 익스트림 재킷.다나산업은 “한국 원정대의 80%가 우리 우모제품을 사용했다”고 말한다. / 우모를 충진하는 작업. 신체 부위별로 적절히 양을 다르게 해야 고루 보온력을 발휘하는 우모복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파카 지퍼 내부의 바람막이에도 고급 우모를 넣어 처리한 다나의 익스트림 재킷.
우선 다나우모는 세계 최고급 브랜드에 비해 싼 편이다. 그러나 꿩 대신 닭인 브랜드는 아니다. 다만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질 뿐, 품질 자체가 처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것은 다나우모복을 입어본 많은 고산등반가들의 평가다. 싼 맛에 샀더니 뜻밖으로 따뜻하고 좋아서 다른 것 하나 더 사러 오고, 그래서 그만 단골이 된 고객들이 또한 상당수다.

다나우모가 자체적으로 낸 통계에 의하면 무려 200여 한국 해외원정대가 다나우모복을 사용했다. 다나의 업체 규모가 작기에 무상지원한 예는 극히 드물며, 원정대가 스스로 찾아와 구입해간 경우가 거의 모두다. 또한 단 한 차례도 하자 발생으로 인한 분쟁이 없었다고 다나측은 밝힌다. 어느 원정대 대장을 맡았던 이는 이렇게 말한다.

“다나우모가 가격은 유명 브랜드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데 품질엔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정평이 난 지 오래죠. 그래서 우리도 다나우모 침낭, 파카, 버선, 우모장갑 할 것 없이 모두 다나 제품을 구입해 사용했고, 역시 훌륭했어요.”

작년에 화제가 된 에베레스트 실버원정대 또한 다나우모복을 구입해 사용했다. 당시 등정에 성공, 한국 최고령 세계 최고봉 등정자가 된 김성봉씨(67)는 이렇게 말한다.

▲ 퍼텍스 퀀텀 원단을 사용한 다나우모의 수퍼울트라 재킷(1,2). 도시용으로도 입을 수 있어 요즈음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이중의 배색을 넣어 멋을 낸 제품은 품과 시간이 많이 들어서 아마 다나우모 제품 외엔 없을 것”이라고 우 사장은 말한다. 3은 혹한기·고산용인 익스트림파카.


수많은 고산원정 노하우 집적된 우모복

“고소캠프에서 잘 때는 다나 침낭을, 등정 때 다나 우모복을 입었죠. 기능이나 품질이 외려 외국 제품을 능가했다고 평가하고 싶어요. 어느 외국 브랜드가 실버대를 후원하기로 했다가 펑크가 나는 바람에 급히 다나우모에 주문 제작한 것으로 아는데, 나중엔 외려 잘 되었다 싶을 정도였지요.”

실버원정대가 구입해 쓴 다나우모의 익스트림 파카는 소매가 70만 원. 이만한 품질의 유명 브랜드 파카를 사려면 그 갑절은 줘야 한다고 산악인들은 말한다. 등반비 후원을 받은 유명 브랜드 상표를 자기가 입은 옷에 붙이기는 했어도 실제는 다나우모 제품이었던 경우도 많았을 것이라고 어느 산악인은 귀띔한다.

다나우모를 원정대들이 많이 사용해온 또 다른 이유는 여러 요구 사항을 제품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주머니 크기나 위치 등을 나름대로 정해서 주문 제작하곤 했다. 이런 전문 산악인들의 요구, 혹은 원정을 다녀와서 해주는 조언 등은 역으로 그대로 다나우모의 노하우로 집적되었다. 그러므로 기능면에서도 다나우모 제품은 최상임을 자부할 수 있다고 우 사장은 말한다.

“우리가 최우선시 하는 것은 기능이죠. 현재 시중의 우모제품은 대개 세련된 모양새에 우선점을 두지만 다나는 보온력에 가장 주안점을 둬요. 유명 브랜드들은 주문 제작을 하기 전에는 절대 다나의 보온력을 못 따라옵니다. 하지만 주문 제작을 어디 쉽게 받아주나요. 우리는 주문 제작을 별도로 할 것도 없이 용도별로 구분해서 제품을 내고 있습니다.”

전문산악인들간 다나우모 최고의 인기 제품은 익스트림 파카. 이 우모복은 필파워(fill power)가 약 730 정도 되는 고급 우모와 우모복 전문 용도의 방수투습성 원단인 퍼텍스(Pertex) 원단을 사용해 만든다. 안주머니 한 쪽은 물병을, 다른 한 쪽은 덧장갑을 넣을 수 있게 디자인하는 등 등반 중의 기능에 특히 주안점을 두었다.

그간 수많은 보온재가 나왔지만 자연 소재인 우모를 능가하는 것은 아직 없다고들 말한다. 그러기에 수많은 등반가들이 아직도 고산 등반시 우모복을 입는 것이겠다. 우모는 입는 순간 곧바로 따듯한 느낌이 든다. 이런 인공 소재는 아직 없다. 우모이불은 불면증 환자의 숙면을 도와준다는 말도 있다. 고급 호텔의 이불이 모두 우모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우모(羽毛)는 거위털과 오리털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단연 거위털, 그중에도 다운볼이라 부르는 가슴털이 가장 좋은 것이다. 우모의 90% 이상이 헝가리산으로, 다운볼의 길이가 얼마나 길고 통통하며 복원력이 얼마나 좋은가에 따라 이른바 필파워가 달라진다.

 

 

무려 200여 한국 원정대가 우리 우모복 사용”
실버원정대 김성봉 대장 에베레트스 등정 때도 착용

“고소캠프에서 고맙다 전화오기도 했어”

대개의 오리털 파카는 재단한 원단 안에 오리털을 넣은 다음 재봉질을 한다. 이렇게 만든 옷은 재봉선 부분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다른 보온재를 써야 하는 등 무게나 부피가 늘어난다. 또한 봉제선으로 오리털이 삐져나오기 일쑤다.

다나우모의 공정은 이와 크게 다르다. 재단 후 어깨, 팔, 가슴 등 각 부위별 칸막이 봉제까지 거의 마친 뒤 일일이 손으로 우모를 집어넣는다. 이렇게 해야 털빠짐도 덜하고 어깨, 팔 등 부위별 우모의 농도도 달리할 수 있다고 한다. 손으로 원하는대로 우모의 양을 한손에 10g, 혹은 20g씩 정확히 잡을 수 있으며, 신체 각 부위별로 우모의 농도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를 아는, 20년 이상 숙련된 이들이 주입 작업을 한다.

우모는 봉제도 바늘부터가 다르고 작업도 물론 까다롭다. 이들 봉제공들도 장기간 다나우모와 같이해온 숙련자들이다. 우 사장은 “이 직원들이 우리 다나우모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며, 한 식구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우모 주입도, 바느질도 정확하게 해서 첫번에 완벽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잘못 해서 다시 뜯어고치려면 차라리 버리고 새로 만드는 게 나을 정도로 우모제품 작업이 귀찮고 복잡하거든요.”

모두 수작업이기에 침낭의 경우 하루 3개 이상 만들기 어렵다고 한다. 또한 품질 유지를 위해 중국 등지에 주문 생산하는 일도 없다. 심지어는 국내 타 업체에 외주를 주는 일도 없다. 혹여 우모 양을 제대로 채우지 않아 보온성에 문제가 생길까 저어해서다. 오로지 다나우모 전속 공장에서 제품을 만든다. 우모는 이렇게 정성 들여서 각 공정별로 전문가가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고 우 사장은 강조한다.

“저밀도 원단에다 굵은 실, 바늘 써서 봉제하면 우모가 새나오니까 원단 내부를 코팅해버립니다. 그러면 우선 옷에서 버스럭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그리고 우모에 습기가 차서 오래지 않아 우모의 기능 자체가 죽죠. 얼핏 보기에 비슷해도 이런 우모복은 구입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다나우모의 강점은 사후서비스에도 있다. 대개 우모복은 사용 중 구멍이 나면 테이핑 처리 해주는 것으로 끝난다. 그러므로 훼손 부위가 크면 아예 못 입게 된다. 그러나 다나우모는 팔 부위 전체 교체 등이 가능하다. 우모는 유럽의 친환경제품 인증인 오에코 라벨을 획득한 것만을 가져다 쓴다고 한다. 단 우모제품 공장은 외부인에겐 절대 비공개다. 제작 노하우가 새어나갈까 우려해서라고 한다.


▲ 1 다나우모 전문 직영매장인 종로5가의 청산산방. 그외 전국 여러 등산장비 매장에 제품을 내고 있다. /2 다나우모 공장의 식구들. 10년 이상 함께 지내와 한 식구 같다고 한다. /3 완성된 침낭을 살펴보고 있는 우석훈 사장과 그의 부인 서경희 여사.

다나산업은 77년 서울문리대 산악부 출신 산악인인 우석훈 사장이 창업했다. 닭털 침낭과 장갑으로 시작했고, 83년부터 오리털 침낭과 등산복을 출시하며 우모복 전문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우 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언젠가 어느 원정대원이 위성전화를 걸어왔어요. 해발 7,000m 고소캠프인데, 만들어주신 침낭이며 파카가 너무 따듯해 고마운 마음에서 전화 한 번 한 거라면서요. 그런 때 정말 작으나마 이 기업 하는 보람 느낍니다. 큰 돈은 못 벌더라도 세계에서 가장 좋은 우모복 만드는 것, 그게 제 꿈이에요.”



/ 글 안중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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