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무쌍한 계곡의 아름다움 어떻게 가지 |
이번 주의 가족여행 코스로는 유명한 무주의 구천동계곡을 소개한다. 이 구천동계곡은 아마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기자기한 계곡이 아닌가 싶다. 서울에서 약 3시간 거리이고 또 백련사까지만 오른다 해도 장장 6km, 왕복 12km를 걸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무리인 듯 싶지만, 토요일 정도 시간을 낼 수 있다면 하루 트레킹 코스로는 괜찮다. 「 구천폭포 」 구천동계곡은 백담계곡이나 대원사계곡처럼 골이 깊고 큰 계곡은 아니다. 그러나 울창한 숲 사이를 흘러내리는 계곡의 자태는 변화무쌍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급하게 바위 사이를 휘돌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고요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또 바위들 사이로 부채살처럼 여러 갈래로 펼쳐지기도 한다. 특히 계곡의 물소리는 계곡의 크기에 비해 훨씬 웅장해 귀를 시원하게 해준다. 구천동계곡 트레킹은 설천면 삼공리의 덕유산 국립공원 매표소부터 시작된다. 이곳에서 백련사까지는 6km, 왕복하는 데 약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길은 높낮이가 그리 심하지 않아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다. 「월하탄」 6km를 구천동계곡과 함께 걷기 때문에 마음만 편히 한다면 지루하지도 않다. 그러나 실제 구천동계곡은 덕유산 정상 부근에서 나제통문까지이다. 구천동계곡중 아름답다고 알려진 곳을 구천동 33경이라 부르는데, 제1경이 바로 나제통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제통문에서 삼공리까지는 13km에 이르는 먼 길이라 이 길은 차로 달리며 잠깐씩 들러보는 것이 좋다. 나제통문에서 삼공리까지는 구천동 33경 중 14경이 있는데, 실제 이정표가 되어 있는 것은 제1경인 나제통문과 제12경인 수심대뿐이다. 덕유산 국립공원 매표소를 지나면 완만하게 경사진 아스팔트 길을 오르게 된다. 이 구간이 길과 계곡이 조금 떨어져 있는 곳인데, 덕유산 대야영장 앞을 지나면서 길은 계곡과 맞닿는다. 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곳이 월하탄(月下灘)이다. 구천동 제15경으로 계류가 큰 바위를 타고 두 갈래로 시원하게 떨어지는 곳이다. '달빛 아래의 여울'이라는 잔잔한 이름과는 걸맞지 않게 물살이 아주 가파른 곳이다. 「인월담」 월하탄을 지나 조금 걸으면 구천동 제16경인 인월담(印月潭)을 만난다. 이름은 담이지만 넓은 반석이 있어 도시락을 준비해 간 사람들이라면 이곳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좋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있어 다리를 건너 정자나 정자 아래 너럭바위에 자리를 잡으면 된다. 인월담을 지나면 구천동 제17경과 제18경인 사자담(獅子潭)과 청류동(靑流洞)이 연이어 나타난다. 사자담은 옛날 사자가 이곳에서 목욕을 했다는 전설이 있는 곳인데, 우리나라에는 사자가 없었으니 그냥 전설일 뿐이다. 그리 경치가 빼어나거나 절경을 이루는 곳도 아니다. 그러나 이 청류동의 위쪽으로 계곡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이 구간은 가능하면 계곡을 따라 잠시 걸어 보는 것도 좋다. 「비파담」 청류동을 지나 상류로 더 오르면 구천동 제19경인 비파담(琵琶潭)이 모습을 드러낸다. 커다란 암반 위를 달려 내려온 계류가 커다란 담을 이루는데, 구천동계곡에서 가장 큰 담이 이 비파담인 듯싶다. 비파담이란 이름은 하늘에서 선녀들이 내려와 이곳에서 비파를 뜯으면서 놀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다리가 놓여 있어 다리 위로 올라가면 비파담의 멋진 모습을 잘 볼 수 있다. 비파담을 지나 조금 더 오르면 구천동 제21경인 구월담(九月潭)이다. 이렇다할 특징이 있는 곳은 아니지만 숲속을 빠져나오는 계류의 모습이 선경을 연상케 하는 곳이다. 「구월담」 구월담을 지나 조금 더 오르면 금포탄(琴浦灘)이 나온다. 바람 소리, 새 소리, 계류의 소리가 가야금 소리처럼 아름답게 들린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금포탄이 매표소에서 백련사까지의 중간 지점이 되는 곳이다. 금포탄을 지나면 한참을 이정표 없이 올라야 한다. 1km 정도 가면 돌다리를 건너 안심대(安心臺)가 나오는데, 바위가 유난히 많아 바위 사이를 흐르는 안심대 주변의 계곡이 아름답다. 안심대는 매월당 김시습이 급히 몸을 피해 이곳으로 도망을 하다가 이 곳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마음을 놓았다는 곳이다. 안심대를 지나면서 구천동계곡은 조금 더 좁아지며 물살이 빨라진다. 안심대를 지나 바위 틈을 어지럽게 달리는 계곡을 따라 오르면 구천동 제28경인 구천폭포를 만나게 된다. 워낙 높이가 낮아 폭포라고 하기에는 조금 간지러운 느낌이 있는데, 어쨌든 2단 폭포이다. 구천동계곡은 계곡의 변화무쌍한 형태에 비해 의외로 폭포가 없다. 이 구천폭포와 월하탄 정도가 그나마 폭포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길에서 내려다보는 구천폭포의 모습은 작아도 아름답다. 「이속대」 구천폭포를 지나 계속 계곡을 따라 오르면 드디어 백련사의 일주문과 부도밭이 나온다. 이쯤 오르면 발도 아프기 시작하고, 몸도 피로를 느낀다. 목적지에 다 왔다는 안도감에 일주문이 반갑게 느껴지는데, 사실 백련사는 일주문에서 조금 더 걸어 올라야 한다. 일주문을 지나 백련사에 닿기 전에 구천동 제31경인 이속대(離俗臺)를 만나게 된다. 이름 그대로 속세를 떠난 곳이라는 이속대는 평안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어, 이곳까지 오르느라 지친 여행자들의 마음을 위무해 주기에 충분하다. 백련사가 코 앞이지만 이속대 앞에서 쉬며 이속(離俗)의 경지를 느껴보시기를... 이속대를 지나면 백련사이다. 백련사는 경사가 심한 곳에 자리잡은 절이라 천왕문 앞부터 대웅전까지 계속 계단을 올라야 한다. 천왕문 앞의 경치가 아주 아름답고, 그 외의 특별한 볼거리는 없다. 백련사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 다음 다시 올랐던 길을 돌아나오면 구천동계곡 트레킹을 마치게 된다. 보통 매표소에서 백련사까지 다녀오는 데는 약 3시간 정도가 걸린다. 중간중간에 안내판이 있어 안내판을 따라 계곡으로 내려갔다 올라오기를 반복하면 시간이 좀더 걸린다. 그러나 그냥 걷기만 하지 말고 구천동 33경의 안내판이 있는 곳은 한 번씩 계곡으로 내려가 보는 것이 좋다. 이 아름다운 계곡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니까.... |